6·3 지방선거에서 전례 없는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발생한 가운데,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투표용지 인쇄 물량을 최소 50% 하한선으로 제한하는 지침을 운용해 온 사실이 확인됐다.
선관위는 투표용지 분실·도난 등을 우려해 인쇄 물량을 최소 50% 수준에 맞추도록 일선 선거관리기관에 지침을 내려 왔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실제 투표율이 해당 기준을 넘어서자 일부 투표소에서 투표용지가 소진되는 사태가 빚어졌으며, 유권자들이 투표를 하지 못하거나 대기 시간이 크게 늘어나는 혼란이 발생했다.
선거는 민주주의의 근간이며, 투표용지 공급은 선관위가 수행해야 할 가장 기본적인 법적 의무에 해당한다. 공직선거법은 선관위에 공정하고 원활한 선거 관리를 명시적으로 요구하고 있어, 이번 사태는 법적 의무 이행 여부를 둘러싼 논란으로 이어지고 있다.
국가 기관은 국민의 기본권을 보호하는 것을 최우선 책무로 삼아야 한다. 투표권은 헌법이 보장하는 기본권으로, 행정 편의나 부수적 우려를 이유로 그 행사가 제약된다면 이는 법치주의 원칙에 부합하지 않는다. 선관위는 향후 인쇄 물량 기준을 어떻게 재설정하고, 재발 방지를 위한 제도적 보완책을 마련할지에 대한 책임 있는 답변을 제시해야 한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선관위의 투표용지 수급 기준 전반에 대한 점검과 제도 개선이 이루어질지 주목된다.